일론 머스크가 내년에 미국 어린이 약 7,200만 명에게 스페이스X 주식을 한 주씩, 총 105억 달러어치를 주겠다고 10월 19일 X에 밝혔다. 이는 그의 스페이스X 지분 약 1.5%에 해당하고 앤트로픽의 공익 펀드 발표 직후 나왔지만, 배분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비상장 주식을 미성년 수천만 명에게 넘기는 일은 증권·보유 구조상 벽이 있어, 머스크가 어떤 그릇으로 어떻게 나누는지를 확인해야 선언의 현실성이 드러난다.
일론 머스크가 내년에 미국의 모든 어린이에게 스페이스X 주식을 한 주씩 주겠다고 10월 19일 자신의 X에 적었다. 대상은 미국 센서스국 추계로 18세 미만 약 7,200만 명이다. 주당 146달러(선언 직전 종가)로 계산하면 105억 달러어치다.
금액은 크지만 머스크 본인에게는 일부다. 8월 공시 기준 그가 쥔 스페이스X 주식은 약 48억 주여서, 7,200만 주를 내놓아도 1.5% 안팎 줄 뿐이다. 순자산 9,000억 달러대인 사람에게는 상징적 몸짓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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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언은 혼자 나온 게 아니다. 바로 앞서 AI 기업 앤트로픽이 지분 5%를 공익 목적 펀드에 출연하고, 기업가치가 오르면 최대 20% 수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여기에 "주식을 대중에게 직접 나눠주라"는 취지의 답글을 달았고, 하루 뒤 스페이스X 주식 선언이 이어졌다.
배경에는 머스크의 지론이 있다. 그는 AI와 로봇이 일을 대신하는 "풍요의 시대"가 오면 "사실상 보편적 고소득"이 생긴다고 말해 왔고, 주식 배분은 일자리 불안에 대한 그 나름의 응답인 셈이다.
여기서부터가 현실의 벽이다. 스페이스X는 상장사가 아니다. 비상장 주식은 보통 이사회 승인이나 우선매수권 같은 양도 제한이 걸려 있어, 공개된 시장에서 사고팔 수 없다. 받는 사람에게 가치는 장부상 숫자에 머문다.
미국 증권거래법에는 등록 보유자가 2,000명을 넘으면 사실상 공개기업처럼 등록·공시 의무를 지는 조항이 있다. 스페이스X가 비상장을 고수하며 피해 온 지점이다. 7,200만 명은 이 기준을 압도한다.
다만 숫자를 세는 방식이 변수다. 법은 '명의상 보유자'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펀드나 수탁 기관 한 곳이 수백만 명분을 대표로 관리하면 보유자 수 계산이 달라진다. 결국 '주식을 어떤 그릇에 담느냐'가 실현 가능성을 가른다. 미성년자는 직접 보유와 거래에 제약이 있어 어차피 수탁 구조가 필요한데, 이달 초 재무부가 수백만 어린이를 자동 가입시킨 '트럼프 계좌'가 그릇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 머스크는 방식을 밝히지 않았다.
머스크의 더 큰 주장은 따로 있다. 그는 2월 한 팟캐스트에서 "AI와 로봇 없이는 미국이 1,000% 파산한다"고 했다. 근거로 38조 달러대 부채의 이자가 연 1조 달러에 달해 국방예산을 넘어선다는 점을 들었다. 이자 부담이 크다는 건 사실이다. 재무부 집계로 2025회계연도 순이자지출은 1조 2,200억 달러였다.
문제는 그다음 추론이다. 이자가 국방비를 넘는지는 해에 따라 뒤바뀔 수 있고, 1조 5,000억 달러대 국방예산안이 현실화하면 다시 역전될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 "AI와 로봇이 성장을 일으켜 부채를 감당하게 만든다"는 연결고리는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 전망이다. 그가 주도한 정부 지출 삭감의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같은 기간 부채는 오히려 늘었다는 집계도 있다. "그렇게 될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지 지켜봐야 할" 질문으로 남겨두는 게 정확하다.
선언의 진위보다 중요한 건 방식이다. 배분 그릇이 트럼프 계좌인지 별도 신탁인지, 주식에 의결권과 배당이 붙는지 아니면 상징적 소유권에 그치는지, 미성년자가 성인이 된 뒤 팔 수 있는 창구가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 설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105억 달러라는 숫자도, 부채 해법이라는 서사도 아직 선언의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