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비 허브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던 F-35 스텔스 부품이 한국을 거쳐 홍콩으로 전용됐고, 중국 당국이 이를 압류해 수개월째 반환되지 않고 있다. 문제의 캐노피에는 레이더 흡수 코팅이 입혀져 있어 중국이 역설계할 경우 동맹국 F-35 전체의 스텔스 성능이 위협받을 수 있다. 미 국방부와 호주가 각각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부품 회수 여부와 재발 방지책, 경로가 왜 홍콩으로 틀어졌는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시작은 호주다. 뉴사우스웨일스 윌리엄타운에 있는 F-35 정비 허브에서 검사와 수리, 또는 폐기를 위해 부품을 미국으로 보내는 화물이 있었다. 그런데 이 화물이 최종 목적지인 미국에 닿지 못하고 홍콩으로 방향이 틀어졌고, 중국 당국이 이를 확보했다. 부품은 수개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 사실은 2026년 9월 18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처음 보도하며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화물이 미국으로 가던 중 한국을 거쳐 홍콩으로 전용됐고 그 시점이 5월 말이라고 전했다. 운송을 맡은 업체가 경로를 바꾼 것으로 파악되지만, 고의였는지 단순 배송 사고였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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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부품 중 하나는 조종석 캐노피, 즉 조종석을 덮는 덮개다. 평범한 유리 덮개로 보이지만 여기엔 레이더 흡수 물질이 코팅돼 있다. 노란빛이 도는 이 코팅은 레이더 전파의 반사를 줄여 항공기를 탐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F-35가 '보이지 않는 전투기'로 불리는 이유의 일부가 이 소재에 담겨 있다.
민감한 대목이 여기다. 중국이 실물 코팅을 확보해 성분과 구조를 역설계하면, 이를 무력화할 대응 레이더나 탐지 기법을 개발할 여지가 생긴다. 우려가 한 대의 부품에 그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같은 코팅을 쓰는 동맹국 F-35 함대 전체의 스텔스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스텔스 성능은 한 번 노출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소재의 조성이 파악되면 코팅을 바꾸지 않는 한 대응이 쉽지 않고, 수천 대 규모로 운용되는 기체의 코팅을 일괄 교체하는 일은 비용과 시간 모두 만만치 않다. 부품 하나의 분실이 함대 단위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과장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미 국방부의 F-35 합동 프로그램실은 이 사안을 '배송 문제'로 인정하고, 부품을 회수하고 사건을 조사하며 재발을 막을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호주도 손을 놓지 않았다. 리처드 말스 부총리는 호주 내부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고 확인하면서도, 공급망 관리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미국 내부의 긴장은 더 앞서 감지됐다. 국방부와 국무부가 이 사실을 파악한 뒤, 6월 의회 국가안보 담당 참모들을 상대로 관련 브리핑이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과 시점이 겹치면서, 이 사안은 외교적 무게까지 얹은 채 다뤄지고 있다.
지금 가장 확실한 것은 부품이 여전히 중국 손에 있고, 반환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아직 불분명한 것도 많다. 화물이 왜 하필 홍콩으로 향했는지, 경로 변경이 고의였는지, 중국이 이미 코팅을 분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몇 가지를 나눠 지켜볼 만하다. 첫째, 미국이 부품을 실제로 돌려받는지다. 반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술 유출 우려는 가정이 아니라 현실 문제로 넘어간다. 둘째, 미 의회가 청문회나 감사로 대응 수위를 높이는지다. 셋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부품 이력 추적과 운송 통제를 어디까지 조이는지다. 동맹이 얽힌 무기 공급망 관리 방식이 바뀔 수 있는 대목이라, 단발 사건으로 끝날지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이 세 갈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