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앞두고 10월 28일 관용비자(A-2) 발급을 거부당했고, 앞서 정청래 의원도 국정감사용 비자가 보류돼 방미가 무산됐다. A-2는 공무원이 공적 업무로 방미할 때 받는 비자로, 거부·보류되면 면담이 확정돼 있어도 출국할 수 없어 한미 공식 일정 자체가 틀어진다. 다만 거부가 행정 처리 중 표시일 수 있고 미국은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므로, 추가 서류 제출 후 발급 여부와 외교 당국의 고위급 협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10월 28일 오전 미국으로부터 관용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 국방위는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사령관 등과 공식 면담을 할 예정이었고, 일정까지 확정된 상태였다. 앞서 이달 8일에는 정청래 의원의 국정감사용 비자가 보류돼 방미가 무산됐다. 한 달 새 두 번이다.
여기서 반복해 등장하는 것이 'A-2 비자', 즉 공무 비자다. 이 비자가 무엇이고, '거부'와 '보류'가 어떻게 다른지부터 짚어야 상황이 정확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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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자 중 A 계열은 외국 정부를 대표해 오는 사람에게 주는 공적 비자다. 이 가운데 A-1은 대사·장관급 외교관을 위한 것이고, A-2는 그 외의 공인된 정부 관리가 공무를 수행하러 올 때 받는다.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외국군이나 대사관 파견 공무원도 여기에 해당한다.
국회의원이 국정감사나 안보 협력 같은 공식 임무로 미국을 방문할 때 신청하는 것이 바로 이 A-2다. 관광·출장 비자와 달리 공적 활동에만 쓸 수 있고, 발급 수수료가 없으며 정해진 유효기간이 따로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두 의원의 사례는 상태가 서로 다르다. 정 의원의 비자는 '심사 중(review)'으로 분류돼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반면 진 위원장은 '거부(refused)' 통보를 받았다.
다만 거부라는 단어를 최종 결론으로 읽는 건 성급하다. 진 위원장이 공개한 통지서에는 행정 처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상태가 계속 '거부'로 표시된다는 문구가 있었다. 실제로 미국 측은 진 위원장에게 과거 기록과 관련한 판결문과 영문 번역본 등 추가 서류 제출을 안내했다. 심사가 끝난 게 아니라 이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여지가 있다.
문제는 그사이 일정이 멈춘다는 점이다. 면담 상대가 정해져 있어도 비자가 없으면 출국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 의원이 미국 국정감사를 포기하고 행선지를 유럽으로 바꾼 것이 단적인 예다.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미국 측이 과거 이력과 관련한 서류를 문제 삼았거나 그런 관측이 따라붙었다. 진 위원장은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정 의원은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농성 참여 이력이 거론됐다.
그러나 미국은 어느 경우에도 지연이나 거부의 구체적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무부는 "모든 비자는 개별 사례의 사실과 상황에 근거해 심사한다"는 원론만 되풀이했다. 따라서 과거 이력이 직접 원인이라는 해석은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추정이다. 정치권에서 '거부냐 지연이냐'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는 것도 이 불투명성 때문이다.
지금 단계에서 이 사안을 외교 갈등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대신 몇 가지 신호를 보면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여러 신호가 한 방향을 가리킬 때 비로소 '외교 문제'라고 부를 수 있다. 그전까지는 비자 심사라는 행정 절차와 정치적 해석을 분리해 읽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