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후티가 2022년 휴전 종료를 선언하면서 사우디와의 공습이 재개됐고, 홍해 남쪽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선박 통항이 급감했다. 사우디 얀부항 원유는 해협을 피해 수에즈·희망봉으로 우회하기 시작했고, 한국행 유조선이 이 먼 길을 처음 이용한 사례도 나왔다. 원유 전량을 수입하는 한국으로서는 해상 운임, 조달 경로, 유가, 호르무즈 동시 긴장, 납기 변화를 점검해 비용이 번지는 경로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의 싸움은 한동안 소강 상태였다. 2022년 양측이 유엔 중재로 휴전에 들어가면서 공습과 보복의 고리가 멈췄기 때문이다. 그 균형이 2026년 7월 깨졌다. 후티가 휴전 종료를 선언하고 홍해 연안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로 세력을 넓히면서 전선이 다시 열렸다.
이후는 공습 주고받기였다. 후티가 사우디 아람코 시설을 겨냥하자 사우디는 예멘 수도 사나 등을 공습하며 맞섰다. 10월 초에는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바브엘만데브 인근 항구도시 모카를 되찾았다고 밝혔고, 후티는 리야드 국제공항과 아람코 정유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9월 중순 사우디가 오만을 통해 2주간 휴전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다만 후티가 이를 받아들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10월 현재 전선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충돌은 이란을 둘러싼 긴장과도 맞물려 있어, 단일 사건이 아니라 중동 전체의 불안정과 연결돼 있다.

Pankaj Mishra
이 싸움이 물류 문제가 되는 이유는 위치에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 남쪽 끝의 좁은 통로로, 아시아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배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이다. 이곳이 위험해지면 수에즈 항로 전체가 흔들린다.
변화는 숫자로 드러났다. 원유 분석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7월 25일 바브엘만데브를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11척으로, 최근 수개월 중 가장 적었다. 선사들이 공격 위험을 피해 항로를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수에즈 운하관리청은 3년 만에 통행 추가요금을 올려 7월 중순부터 적용했다.
에너지 쪽 변화가 더 직접적이다. 사우디 홍해 연안의 얀부항에서 나오는 원유는 원래 홍해를 남하해 바브엘만데브를 빠져나왔다. 해협이 위험해지자 일부 물량은 반대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올라간 뒤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도는 먼 길을 택하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오는 유조선이 이 수에즈 경유 항로를 처음 이용한 사례도 올여름 나왔다.
희망봉 우회는 거리와 시간을 크게 늘린다. 한 분석은 아시아–유럽 항로에 3,000해리 넘는 거리와 열흘 이상이 더 붙는다고 설명한다. 길어진 항해만큼 더 많은 배가 같은 화물을 나르는 데 묶이고, 그 비용은 운임에 얹힌다. 한 투자은행은 사태가 길어지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는 특정 조건을 가정한 전망이며, 확정된 수치는 아니다.
한국은 원유 전량을 수입하고 수출의 상당 부분을 해상에 의존한다. 그래서 홍해의 긴장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와 기업 비용으로 옮겨온다. 당장의 뉴스보다, 아래 항목이 실제로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된다.
정리하면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은 먼 나라의 전쟁이 아니라, 한국이 쓰는 기름과 실어 나르는 물건이 지나는 길의 문제다. 지금은 원유가 더 먼 길로 돌아오고 있고, 그 비용이 어디까지 번질지는 해협의 안전이 언제 회복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