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10월 30일 우크라이나에 PAC-3 MSE 요격미사일 500발, 약 21억 달러 규모의 판매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는 거래를 허가한 첫 단계일 뿐이며, 생산 라인이 포화 상태여서 실제 인도는 2030년대 중반 이후로 전망된다. 독자는 계약 체결 시점과, 올겨울 방어를 위해 기존 비축분이 우선 전용되는지를 함께 지켜봐야 한다.
미 국무부가 10월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PAC-3 MSE 요격미사일 500발을 판매하도록 승인했다. 규모는 예비부품과 군수지원을 합쳐 약 21억 달러, 우리 돈으로 3조원 안팎이다.
주의할 점은 이것이 '미사일을 보냈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대외 무기판매(FMS)에서 국무부 승인은 거래를 시작해도 좋다는 허가에 해당한다.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단계도, 생산에 들어간 단계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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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다음에는 가격과 수량, 납기를 확정하는 계약이 와야 한다. 계약이 끝나야 생산 라인에 주문이 걸리고, 완성된 요격탄이 우크라이나로 넘어간 뒤에야 포대에 통합돼 실제 요격에 쓸 수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물량의 실제 인도를 2030년 중반 이후로 내다봤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아직 생산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배치까지 최소 3년 이상이 걸린다는 뜻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승인을 환영하면서도 "실제 공급까지 수년이 걸린다"고 우려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그는 올겨울 에너지 시설을 지키려면 새 주문이 아니라 이미 쌓여 있는 비축분을 먼저 달라고 촉구했다.
핵심 병목은 돈이 아니라 생산 능력이다. 제조사 록히드마틴은 2025년 PAC-3 MSE를 620발 인도했다. 올해 우크라이나가 받은 요격미사일은 월평균 12발, 1년으로 환산해도 150발이 채 안 된다.
록히드마틴과 미 국방부는 올해 1월 연간 생산 능력을 약 600발에서 2,000발까지 끌어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7년에 걸친 계획이다. 2,000발 수준에 이르는 시점을 2030년 무렵으로 본다. 500발이라는 수량 자체보다, 전 세계가 같은 라인에 줄을 서 있다는 사실이 납기를 늦춘다.
이번 거래의 돈은 미국이 내지 않는다. 캐나다·독일·노르웨이가 'JUMPSTART'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 여기에 EU의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이 더해진다. 미국은 자국 재고를 꺼내 주거나 예산을 쓰는 대신, 판매 창구만 열어 준 구조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의 압박으로 2주간 멈췄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재개한 점도 눈에 띈다. 다만 공격 중단과 판매 승인 사이에 직접적인 맞교환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도 패트리엇과 PAC-3를 운용하고, M-SAM·L-SAM 같은 자체 요격체계를 개발해 왔다. 이번 사례가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판매 승인' 헤드라인과 '실물 도착' 사이에는 수년의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같은 미사일을 두고 긴 대기열을 이룬 지금, 요격탄은 돈이 있어도 당장 살 수 없는 자산이 됐다. 방공 전력을 수입에만 기대기 어렵다면, 자체 생산 기반과 재고 수준을 함께 관리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이번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당장 방패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우리 조달 계획에도 대입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