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함지뢰와 최근 서부전선에서 터진 수지 지뢰는 몸체가 나무·플라스틱이라 금속탐지기에 거의 잡히지 않는다. 금속 부품이 적고 전방 토양에 쇳조각이 섞여 있어 탐지가 어렵고, 이 때문에 DMZ 지뢰 제거가 느리고 위험하다. 전방·수해 지역에서는 상자나 통 모양 물체를 건드리지 말고 신고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예방책이다.
목함지뢰는 이름 그대로 나무 상자에 폭약을 담은 지뢰다. 북한이 쓰는 PMD-57형은 길이 22cm, 폭 9cm, 높이 4.5cm에 무게 420g 정도다. 이 작은 상자 안에 TNT 220g과 기폭장치인 MUV 퓨즈, 안전핀이 들어 있다.
작동 원리는 단순하다. 상자 윗면에 1~10kg의 힘이 실리면 덮개가 퓨즈를 누르고 안전핀이 빠지면서 터진다. 사람이 밟거나 상자를 여는 순간이다. 살상 반경은 최대 2m 수준이라, 대개 사람을 죽이기보다 발목을 끊는 쪽으로 쓰인다. 구조가 간단해 제작비가 싸다는 점 때문에 북한은 이를 자체 생산해 전방에 매설해 왔다.
지난달 서부전선에서 터진 것은 나무가 아니라 플라스틱 계열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에서 TNT와 열경화성 수지 성분이 나와 '수지 반(反)보병지뢰'로 확인됐다. 재질은 다르지만 금속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핵심 특성은 같다.
Photo by Ignat Kushnarev on Unsplash
금속탐지기는 땅속 금속에 반응한다. 그런데 이 지뢰들은 몸체가 나무나 플라스틱이고, 퓨즈와 공이 정도만 금속이다. 양이 워낙 적어 탐지기 신호가 약하다.
흙 자체도 방해가 된다. 오래된 전방 토양에는 녹슨 쇳가루와 포탄 파편이 섞여 있어, 탐지기가 울려도 지뢰인지 쇳조각인지 가려내기 어렵다. 실제로 이번 사고 당시 장병들은 수풀을 걷어내고 탐지기를 썼는데도 지뢰를 찾아내지 못했다.
탐지기로 거를 수 없을 때 남는 방법은 느리고 위험하다. 땅을 비스듬히 찔러 보는 탐침 작업이나 폭발물 냄새를 맡는 탐지견에 의존해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사람 손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라 속도가 날 수 없다.
비무장지대는 수풀이 우거지고 지형이 들쭉날쭉하다. 탐지기 성능에 더해 주변 장애물까지 변수가 된다. 군은 "탐지기 성능에 제한이 있고 주변에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군사분계선 일대 약 250km 가운데 불모지 작업이 끝난 구간은 약 90km에 그친다. 여기에 비가 오면 지뢰가 쓸려 내려가 처음 매설 위치와 달라진다. 정확한 매설 현황을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군은 이런 위험 때문에 DMZ 2단계 수색로 개척 작전을 잠정 중단했다.
군은 지난달 21일 사고 지점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10월 5일 낮 12시 51분 제거했다. 유엔사와 공조해 진행했고, 북한이 스스로 치우지 않으면 작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방이나 수해 지역에서 민간인이 확인할 기준은 분명하다.
2015년 8월 목함지뢰 도발 때 남측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된 세 발이 터지며 수색대원 2명이 다리를 잃었다. 탐지기에 안 잡히는 무기라는 사실을 전제로 움직이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