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컴바인드 리졸브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운용병 10명가량이 반나절 만에 미군 제3기갑여단전투단의 장갑차 17대를 격파 판정으로 몰아넣었다. 정찰·폭탄·자폭 드론이 연계돼 전자전 장비를 갖춘 미군마저 이동 중에는 방어가 어려웠다는 점이 드러났다. 다만 실제 파괴가 아닌 훈련 판정이고 우크라 병력이 실전 경험에서 앞섰던 만큼, 결과는 전차 무용론보다 이동 중 대드론 방어의 공백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지난 4~5월 독일의 한 훈련장에서 열린 미군·우크라이나 합동훈련 '컴바인드 리졸브'에서 눈에 띄는 결과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드론 운용병 10명가량이 반나절 만에 상대편 장갑차 17대를 격파 판정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상대는 3,500명 규모로 참가한 미군 제1기병사단 제3기갑여단전투단이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비대칭이 크다. 수천 명 규모의 기갑부대가 열 명 남짓한 드론팀에 반나절 만에 무력화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무인체계군 소속 '네메시스'로 불리는 제412부대가 대항군(OPFOR)에 붙어 이 역할을 맡았다.
컴바인드 리졸브는 미군이 정례적으로 여는 대규모 합동훈련이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반복되는 훈련의 한 회차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 그리고 참가 규모가 여단급이었다는 점 때문에 이번 사례가 더 주목받았다.

Sergey Platonov
작동 방식은 단계적이었다. 전차가 움직이며 일으킨 먼지가 위치를 드러내면, 정찰 드론이 좌표를 잡고, 폭탄을 떨어뜨리는 공격 드론이 뒤따랐으며, 마지막으로 자폭 드론이 목표를 덮쳤다. 정찰·타격·자폭 드론이 하나의 흐름으로 엮인 셈이다.
격파 판정이 쏟아지는 속도가 워낙 빨라, 판정을 받은 장비를 다시 살려 투입하는 '리스폰'까지 동원해야 훈련을 이어갈 수 있었다. 주목할 부분은 미군이 전자전 장비와 대드론 수단을 갖추고도 이런 결과를 받았다는 점이다. 정지 상태가 아니라 이동하는 동안 장비를 지켜내는 일이 특히 어려웠다.
인상적인 결과지만 한계를 함께 봐야 한다. 이 격파는 실제 파괴가 아니라 훈련 규칙에 따른 '판정'이다. 드론이 전차 위에 뜨거나 근접하면 격파로 처리되는 방식이라, 실전에서의 명중·관통과는 성격이 다르다.
참가자의 배경 차이도 크다. 웨스트포인트 현대전연구소는 우크라이나 참가 병력이 이 훈련장의 두 배에 달하는 드론 밀도의 전장을 실제로 겪어온 인력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미군 기갑부대에는 이런 밀도의 드론전이 익숙하지 않았다. 실제로 훈련이 진행되면서 미군은 부대를 더 넓게 분산하고 위장을 강화하며 전자전을 적극 활용하는 식으로 대응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즉 '드론이 언제나 백전백승'이라는 결론을 이 한 번의 훈련에서 곧바로 끌어내긴 이르다. 실전 경험이 앞선 쪽이,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 된 쪽을 초반에 압도한 결과에 가깝다.
이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전차가 무용지물이 됐나'로 단순화되기 쉽다. 하지만 훈련이 보여준 것은 전차 자체의 종말이라기보다, 대드론 방어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이동하는 기갑 전력이 얼마나 취약한가에 가깝다.
앞으로 비슷한 보도를 접할 때 확인할 기준은 세 가지다. 결과가 실전인지 훈련인지, 양측의 드론전 경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대드론 장비와 전술이 얼마나 통합돼 있었는지다. 이 세 가지를 함께 보면 '드론에 전차가 뚫렸다'는 제목 뒤의 실제 의미를 가늠하기 쉬워진다. 한 번의 훈련 결과를 전면적인 결론으로 넓히기보다, 어떤 조건에서 나온 결과인지를 먼저 따지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