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M의 에이미 포프 사무총장이 10월 16일 뉴델리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2050년까지 남아시아 4,050만 명이 삶터를 옮겨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수치는 세계은행 전망에 기반한 역내 내부 이주로, 한국으로의 이주 유입이 아니라 식량·노동·공급망의 교란을 뜻한다. 인도 생산거점과 의류 공급망, 개발협력처럼 한국이 남아시아와 맞닿은 지점이 실제 체감 경로다.

국제이주기구(IOM)의 에이미 포프 사무총장은 10월 16일 인도 뉴델리를 찾아,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2050년까지 남아시아에서 최대 4,05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적응은 대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프 사무총장이 지목한 위험 요인은 세 가지다. 해수면 상승이 집과 농지를 위협하고, 홍수가 생계를 무너뜨리며, 가뭄이 농지와 가축을 말린다. 폭염은 직접 거론되지 않았지만 더위를 피해 도시로 향하는 흐름을 가속한다. 실제로 8월 26일 네팔에서는 산과 빙하가 무너지며 치명적인 홍수가 났고, IOM이 구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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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는 조건이 붙은 전망치다. 세계은행의 기후이주 전망(그라운드스웰)에 따르면 4,050만 명은 남아시아 인구의 약 1.8%에 해당하는 최악의 추정이고, 온실가스를 줄이고 개발 여건이 나아지는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2,110만 명, 1,690만 명 수준으로 내려간다. 4,050만은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대응에 실패했을 때의 상한선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전제가 있다. 이 전망은 국경을 넘는 이주가 아니라 각국 안에서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내부 이주'가 중심이다. 남아시아 사람들이 대거 다른 나라로 몰려간다는 그림과는 다르다. 한국과의 연결을 따질 때 이 구분이 출발점이 된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봐야 하나. 직접적인 대규모 이주 유입은 이 경고의 핵심이 아니다. 영향은 더 간접적인 경로, 즉 식량과 공급망, 노동을 타고 전해진다.
남아시아는 쌀·밀 같은 곡물의 주요 생산지이자 세계 섬유·의류 생산의 큰 축이다. 홍수와 가뭄이 농업 생산을 흔들면 국제 곡물 가격이 출렁이고, 생산 인력이 도시로 이동하면 현지 공장의 가동과 납기가 불안정해진다.
이 변동은 생산과 수입을 해외에 의존하는 나라일수록 크게 전해진다. 곡물 자급률이 낮아 상당량을 수입하는 한국은 특정 산지 한 곳의 작황보다 국제 가격 전체의 출렁임에 더 민감하다. 남아시아의 흉작이 곧장 한국의 식탁 물가로 번지지는 않더라도, 기후로 인한 생산 불안이 쌓이면 가격 변동성은 커진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짚을 곳은 세 군데다. 첫째는 생산 거점이다. 인도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대형 공장이 있어, 폭염과 물 부족이 심해지면 조업 환경과 인력 수급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 둘째는 공급망이다. 의류를 비롯한 노동집약 제조가 남아시아에 몰려 있어, 이 지역의 노동 이동은 한국 유통·패션 기업의 조달 비용과 맞닿는다.
셋째는 개발협력이다. 한국은 남아시아 여러 나라와 ODA·기후 협력을 이어 왔고, 기후 이주가 현실화될수록 이 협력의 무게는 재난 대응과 적응 쪽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면, 이번 경고에서 한국이 읽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의존하는 지역이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느냐'다. 수치의 크기보다 그 연결의 방향을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