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의 유도로켓 비궁은 2024년 미 국방부 해외비교시험을 국산 유도무기 최초로 통과했지만, 이는 기술 검증일 뿐 구매 계약이 아니다. 미군 조달은 자국 생산·정비 기반을 중시해 현지 파트너십과 현지 생산이 실제 조달로 가는 관문이 된다. 소요 제기와 예산 반영, 현지 생산 구체화가 보일 때 비로소 수출이 실체를 갖춘다.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영문명 Poniard)은 2024년 7월 하와이 해역에서 미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평가를 통과했다. 환태평양훈련(RIMPAC) 기간에 진행된 시험에서 6발을 쏴 표적을 모두 맞혔다. 국산 유도무기가 미국의 이 시험을 통과한 건 처음이다.
여기서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이 있다. FCT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의 우수한 기술을 평가해 자국 획득사업과 연결할 수 있는지 보는 프로그램이다. 즉 "쓸 만한 무기인지" 검증하는 단계이지, "사겠다"는 약속이 아니다. 성능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지만, 통과가 곧 수출은 아니다. 비궁은 2019년부터 이 시험의 평가 대상에 올라 있었고, 여러 차례 시험 끝에 최종 관문을 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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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산 시장은 제품이 좋다고 바로 열리지 않는다. 미군 조달은 자국 내 생산과 정비 기반을 중시한다. 유사시 공급망이 끊기지 않아야 하고, 정비와 보급을 미국 안에서 돌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궁 시험이 상징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이 로켓은 미국 방산기업 텍스트론이 만든 무인수상정에 실려 평가받았다. 한국이 만든 무기를 미국 플랫폼에 통합해 보인 것이다. 무기 체계 하나가 단독으로 채택되기보다, 미국이 운용하는 플랫폼·체계 안에 녹아 들어가야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LIG넥스원이 미국 내 생산과 정비를 검토하고,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는 2025년 상반기에만 미국 로비에 약 16만 달러를 썼다. 좋은 제품을 넘어 현지 발판을 만드는 작업이다.
FCT를 통과한 무기가 실제 조달로 가려면 대체로 다음 관문을 지난다.
지금 비궁은 미군이 무인 체계 운용 방안을 확정하고 자사 로켓을 선택하기를 기다리는 위치에 있다. 성능은 증명됐지만 결정권은 미국 쪽에 있다.
방산 뉴스에서 "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 같은 단어가 나오면 기대가 앞서기 쉽다. 하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건 예산이 붙은 계약이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비궁의 FCT 통과는 분명한 진전이지만, 아직은 가능성과 현실성 사이에 있다. 다음에 확인할 지점은 미 해군의 소요 제기와 예산 반영, 그리고 현지 생산 계획의 구체화다. 이 세 가지가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가 수출이 실체를 갖추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