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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러시아 가스로 종전? 미국의 셈법과 유럽의 벽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을 끌어내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에 다시 파는 방안을 추진하고, 독일 등 유럽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WSJ 11월 1일 보도). 미국은 러시아의 시장 복귀가 푸틴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유인책이자 우크라이나의 통과료 수입이 된다고 보지만, 유럽은 어렵게 11%까지 줄인 대러 의존을 되돌리는 전략적 후퇴로 받아들인다. 아직 합의된 것은 없으므로 다음 달 아부다비 3자 회담의 성사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반응, EU의 2027년 수입 중단 방침 유지 여부를 신호로 지켜봐야 한다.

세계 뉴스 데스크·2026. 11. 03.
러시아 가스로 종전? 미국의 셈법과 유럽의 벽

종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러시아 가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지렛대로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복귀를 꺼내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11월 1일 보도한 이 구상은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을 다시 가동해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파는 방안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아직 합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미국은 왜 이것을 유인책으로 보나

liquefied natural gas tanker ship

Oleksiy

미국 측 논리는 '에너지 휴전'이다. 러시아가 유럽 가스 시장에 다시 들어오면, 푸틴 대통령이 평화 합의에 응할 금전적 동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9월 쿠슈너와 위트코프 특사가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오가며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돈이 전쟁 자금으로 흘러가는 문제는 장치로 막겠다는 구상이다. 가스 판매 대금을 제3국의 에스크로(조건부 예치) 계좌에 넣어 크렘린이 곧장 쓰지 못하게 하고, 미국 중개업체가 러시아 가스를 사서 유럽에 되파는 방식으로 EU 제재를 피해 간다. 가스관이 지나는 우크라이나는 통과료 수입을 챙길 수 있다는 점도 유인으로 거론된다.

유럽은 왜 반발하나

유럽의 거부는 가격이 아니라 안보와 원칙의 문제다. 한 북유럽 고위 관리는 러시아 가스 수입을 다시 허용하는 것은 유럽이 지켜온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했고, 다른 유럽 관리는 안보를 경제적 양보와 맞바꾸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 단 요르겐센은 10월에 러시아를 믿지 않는다며 수입 금지는 영구적이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제도도 반대 방향으로 가 있다. EU는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단계적으로 끊는 법을 두고 있고, 전면적인 평화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금지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독일 정부는 대러 의존으로의 회귀에 특히 강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쟁점 하나: 되돌리기 어려운 에너지 의존

유럽은 전쟁 전 45%에 이르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지금 11% 수준까지 줄였다. 그 빈자리는 유럽 수요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 미국산 LNG 등이 메웠다. 문제는 지금이 겨울 길목이라는 점이다. 유럽의 지하 가스 저장량은 9년 평균을 밑도는 75% 수준이어서, 미국은 이 공급 불안을 협상의 약한 고리로 본다.

그러나 유럽 입장에서 어렵게 줄인 의존을 되돌리는 것은 전략적 후퇴에 가깝다. 폭파로 멈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도 전쟁이 끝나도 재가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집행위의 방침이다.

쟁점 둘: 우크라이나의 협상 지렛대

우크라이나의 처지는 단순하지 않다. 가스관을 다시 열면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통과료라는 실질 수입이 들어온다. 동시에 그 가스 판매는 결국 자신을 침공한 상대에게 돈이 흘러갈 길을 터 주는 셈이다. 이 때문에 키이우가 가스관 재가동을 승인하는지 여부가 유럽 각국의 입장을 움직일 변수로 꼽힌다. 종전 협상의 지렛대를 적의 수입원과 맞바꾸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확인할 신호

  • 다음 달 아부다비에서 거론되는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회담이 실제로 열리고 무엇을 합의하는지. 독일 국방 당국자는 이 회담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 러시아의 수용 여부. 러시아는 지금까지 미국의 에너지 휴전 시도를 거부해 왔다.
  • 우크라이나가 가스관 재가동을 승인하는지, 그에 따라 유럽 입장이 바뀌는지.
  • EU의 2027년 수입 중단 법과 대러 제재가 그대로 유지되는지.

정리하면, 지금은 '제안'과 '반발'이 맞선 단계이지 합의가 아니다. 유럽의 반대가 거세 당장 실행되기는 어렵다는 관측과, 겉보기만큼 반대가 완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겨울 에너지난과 종전 압박이 겹치는 만큼, 아부다비 회담과 우크라이나·독일의 반응을 가늠자로 삼아 지켜볼 사안이다.

출처

  1. 러시아산 가스, 우크라 통해 유럽 가나..."美 수출 재개안 추진"
  2. US Backs Return of Russian Gas to Europe Through Ukraine in Bid to Secure Energy Ceasefire
#러시아가스#우크라이나종전#에너지안보#미국외교#EU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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