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상장됐던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두 종이 상장 석 달 만에 11월 청산된다.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라 오래 들고 있을수록 손실이 쌓이는 '음의 복리'가 청산의 배경에 깔려 있다. 보유자라면 거래 마감일과 현금 분배 일정을 확인하고, 국내 유사 상품도 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지 점검할 때다.

미국에 상장됐던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두 종이 상장 석 달 만에 간판을 내린다. 운용사 Tradr ETFs의 상품으로, 주가 상승에 2배로 베팅하는 SKHA(2X Long SK hynix Daily)와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SKHN(2X Short)이다. SK하이닉스가 7월 10일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올린 직후인 7월 28일 거래를 시작했는데, 넉 달도 안 돼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성적표가 청산의 이유를 보여 준다. 같은 기간 기초자산인 ADR은 약 5% 올랐는데, 상승에 베팅한 SKHA는 오히려 5%가량 내렸고 하락에 베팅한 SKHN은 42% 급락했다. 두 상품을 합친 순자산은 약 126만달러, 우리 돈 16억원 남짓으로 쪼그라들었다. 고점과 비교하면 60% 넘게 줄어든 규모다. 운용사는 유사 상품 간 경쟁 심화를 이유로 들었고, 블룸버그는 AI 관련 투자 심리가 식은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AlphaTradeZone
핵심은 이 상품이 '누적 2배'가 아니라 '하루 2배'를 추종한다는 데 있다. 매일 그날의 등락을 2배로 따라갈 뿐, 길게 보면 기초자산의 2배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드는 예가 직관적이다. 기초자산이 하루 20% 떨어졌다가 다음 날 20% 오르면 원래 가격에 거의 돌아온 것 같지만, 1배 상품은 4% 손실, 2배 레버리지 상품은 16% 손실이 난다. 오르내림이 반복될수록 이 '음의 복리'가 쌓여 투자금을 깎는다. 방향이 엇갈린 SKHN이 42%나 빠진 데는 이 끌림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발행사 스스로도 이런 상품은 장기 보유용이 아니라 단기 대응이나 헤지용으로 설계됐다고 안내한다.
보유자에게 가장 급한 정보는 일정이다. 두 펀드는 11월 5일 Cboe BZX 거래소에서 정규 거래를 마지막으로 마친다. 매매뿐 아니라 신규 설정과 환매도 이날까지만 가능하다. 운용 종료와 잔여 자산 청산은 11월 12일께 이뤄지고, 남은 자산은 주주에게 현금으로 분배된다.
정리하면 선택지는 둘이다. 거래 마감일 전에 시장에서 직접 파는 방법과, 청산까지 기다렸다가 현금 분배를 받는 방법이다. 청산가는 그 시점의 순자산가치를 따르므로 지금 시세와 다를 수 있고, 분배받은 현금은 양도소득세 등 세금 처리를 따로 챙겨야 한다. 상장폐지가 곧 투자금 전액 소멸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은 가치만 돌려받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내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있다. 구조상 위험은 미국 상품과 같지만 진입 문턱과 현재 상태는 다르다.
| 항목 | 미국 Tradr ETF | 국내 단일종목 ETF |
|---|---|---|
| 추종 방식 | SK하이닉스 하루 2배(롱·숏) | 삼성·SK하이닉스 하루 2배 |
| 진입 요건 | 해외주식 계좌로 매매 | 기본예탁금 1000만원·사전교육 이수 |
| 현재 상태 | 11월 청산·상장폐지 | 상장 유지, 규제 보완 논의 |
국내 상품은 투자 전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넣고 금융투자협회 학습시스템에서 일반·심화 교육을 각각 한 시간씩 들어야 한다. 당국은 기본예탁금 상향과 추가 상장 제한, 교육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상장폐지까지 거론됐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고,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는 방안 등이 함께 논의되는 단계다. 어느 쪽으로 결론 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청산은 단일 상품 하나의 실패라기보다, 변동성이 큰 종목에 레버리지를 얹은 상품이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