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은 DMZ 폭발을 북한이 군사분계선 남쪽에 고의로 매설한 지뢰로 최종 판단했다. 근거는 유엔사 공동조사가 확인한 위치와 국과수 감식이 밝힌 TNT·RDX 등 화약 성분이라는 두 축이다. 앞으로 북한의 반응과 지뢰 제거 작전, 추가 위험 여부가 사건의 향방을 가를 지점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0월 5일,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일어난 폭발을 북한이 고의로 묻어 둔 지뢰 탓으로 최종 판단했다. 결론의 뼈대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뢰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밝힌 유엔군사령부 공동 현장조사, 다른 하나는 폭발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가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화학 감식이다. 위치와 성분이라는 두 축이 맞물리면서 합참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으로 못 박았다.
처음부터 결론이 선 것은 아니었다. 폭발 직후에는 장병들의 진술이 엇갈려 군도 판단을 미뤘다. 사건을 돌려세운 것은 현장과 실험실에서 나온 물증이다.

Tahir Xəlfəquliyev
군은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유엔사와 공동으로 현장을 조사했다. 핵심 작업은 좌표 확인이었다. GPS로 측정한 결과 폭발 지점과 지뢰 발견 지점 세 곳이 모두 군사분계선 남쪽 약 10여 미터 안쪽에 있었다. 분계선 이남에 지뢰가 깔렸다는 사실 자체가 정전협정 위반을 가리키는 1차 근거가 됐다.
조사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결정적 물증이 더해졌다. 터지지 않은 북한제 수지 반보병지뢰 실물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지뢰는 땅속 5~10센티미터 깊이에 묻혀 있었고, 추가로 찾은 것은 약 3센티미터 깊이였다. 얕게 묻힌 위치는 우연한 유실이 아니라 사람이 심었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위치가 '어디'를 말했다면, 성분은 '누구'를 말했다. 국과수는 부상 장병의 전투복과 장구류, 그리고 몸에서 나온 파편을 감정했다.
분석 결과 다량의 TNT와 RDX 같은 폭약 성분이 검출됐다. 둘 다 북한의 목함지뢰와 반보병지뢰에 쓰이는 주성분이다. 반대로 한국군 M14 대인지뢰에 들어가는 테트릴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 아군 지뢰일 가능성을 성분 단계에서 지운 셈이다. 여기에 열경화성 수지 성분과 갈색 이물질까지 확인됐고, 파편 성분은 과거 임진강에서 수거한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 본체와 같은 것으로 감정됐다.
떠내려온 지뢰와 심어 둔 지뢰는 다르게 다뤄진다. 합참이 유실이 아닌 고의 매설로 본 근거는 결국 위치와 정황이다. 분계선 남쪽에, 그것도 세 지점에 걸쳐 얕게 묻혀 있었다는 점, 북한이 접경지 요새화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맞물렸다.
여기에 폭발 지점이 한 곳이 아니라 세 지점에 걸쳐 있었다는 사실도 단순 사고로 보기 어렵게 만든 요소였다. 합참은 발표와 동시에 10월 5일 낮 12시 51분 현장 지뢰지대 제거 작전에 들어갔고, 북한에 사과와 즉각적인 지뢰 제거를 촉구했다. 부상한 장병은 세 명으로 전해졌는데, 정확한 규모는 발표마다 조금씩 다르게 다뤄졌다.
이번 사건은 2015년 8월의 기억을 불러낸다. 당시 경기 파주 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육군 부사관 2명이 북한이 묻어 둔 목함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었다. 군과 유엔사는 그해 8월 10일, 북한군이 분계선을 넘어와 수색로에 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했다고 결론 냈다.
닮은 구도다. 분계선 이남에 지뢰가 깔렸고, 한·유엔사 공동조사로 북한 소행을 가려냈다. 다른 점은 지뢰의 종류다. 2015년이 나무 상자에 든 목함지뢰였다면, 이번에는 플라스틱 계열의 수지 지뢰다. 금속 성분이 적은 수지 지뢰는 탐지가 더 까다롭다는 점에서, 경계 작전에 주는 부담의 성격도 조금 다르다.
이번 발표로 사안이 닫힌 것은 아니다. 몇 가지는 지켜봐야 한다.
정전 체제 아래에서 분계선 이남에 지뢰가 묻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무게가 다르다. 북한이 침묵할지 대응을 내놓을지가, 이번 사건이 일회성 충돌로 끝날지 가를 첫 신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