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EU가 2026년 10월 공동성명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EU 수출 조절에 공통의 이해를 이루고 희토류 수출 허가에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감축 규모와 희토류 허가 기준은 '가능성'과 '의향' 수준에 머물러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영구자석의 94%를 중국이 생산하는 만큼, 한국 완성차·부품업계는 이 편의가 한국으로 확대되는지와 국산화 속도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중국과 EU가 자동차와 희토류를 두고 접점을 찾았다. 2026년 10월 9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은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중-EU 경제무역협의'를 마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의 뼈대는 세 가지다. 첫째,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EU 수출을 조절하는 데 양측이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이로써 중국의 대EU 수출을 절반 이상 줄일 가능성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둘째, 중국은 EU산 자동차 부품과 올리브유 등에 관세를 내리기로 했고, 이를 통해 EU가 최소 2억 2,500만 유로를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셋째, 중국은 이른바 '그린채널'을 통해 EU 대상 희토류·영구자석 수출 허가 심사에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Tom Fisk
눈여겨볼 것은 합의된 것과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의 경계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을 '절반 이상' 줄인다는 것은 확정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언급됐다. 구체적인 물량이나 기간, 어떤 제도로 조절할지는 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EU가 요구해 온 자발적 수출 제한을 중국은 그동안 WTO 규범 위반이라며 반대해 왔는데, 최종 방식이 무엇인지도 명시되지 않았다.
희토류 쪽도 마찬가지다. '의향'과 '편의 제공'이라는 표현이 있을 뿐, 허가 기준이나 물량, 기간은 제시되지 않았다. 그린채널이 기존 제도인지 새로 만드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관세 인하 역시 일부 품목은 "검토" 단계여서 대상과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공동성명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중국 측 발표와 EU 집행위원 발언에 기댄 윤곽이다.
이 합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희토류와 영구자석이 전기차 시대의 급소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구동모터에는 네오디뮴 계열 영구자석이 들어간다. 그런데 세계 희토류 영구자석의 약 94%를 중국이 생산한다. 중국이 수출 허가를 조이면 자석을 못 구하고, 자석이 없으면 모터도 차도 만들 수 없다. 2025년 중국이 통제 대상을 원소에서 정제 기술과 가공 장비까지 넓히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공장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수출 허가 편의'라는 신호는 이 병목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다만 이번 편의의 대상은 EU다. 한국은 성명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
한국이 이번 합의의 직접 대상은 아니지만, 무관하지도 않다. 한국은 영구자석 수요의 90% 이상을 중국 수입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다음 질문으로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중-EU 합의는 긴장이 풀리는 방향을 가리키는 신호이기는 하다. 그러나 '풀렸다'고 단정하기에는 숫자가 비어 있다. 한국 산업계로서는 편의가 어디까지, 누구에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하면서, 중국 의존을 줄일 시간을 버는 쪽으로 읽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