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 8조8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미국 AI 데이터센터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 급등이 그 방아쇠가 됐다. 외국인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리면 신용으로 대형주를 든 계좌는 담보비율이 깨지면서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된다. 반대매매는 손실을 확정하는 절차인 만큼, 지금은 담보비율 여유와 상환일, 비중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지난주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 8조8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금액은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전체의 78.8%에 해당한다. 한 달 사이 삼성전자는 16%, SK하이닉스는 31% 넘게 빠졌고, 지난주 삼성전자는 17.8%, SK하이닉스는 24.3% 내리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 매물이 대형주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신용융자나 미수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들고 있다면, 외국인 매도는 남의 뉴스가 아니라 내 계좌의 담보비율을 직접 깎는 일이다. 주가가 내려가면 빌린 돈은 그대로인데 담보가 되는 주식 가치만 줄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이 곧 개인이 신용으로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이기도 해서, 매도 압력이 겹치면 낙폭이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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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는 보통 자기 돈 약 40%에 증권사 대출을 더해 주식을 사는 구조다. 증권사는 계좌의 담보유지비율을 두는데, 상품마다 다르지만 대개 140% 안팎이다. 이 비율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고, 정해진 기한까지 채우지 못하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대출을 회수한다. 이것이 반대매매다.
여기서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담보비율은 장중 수치가 아니라 장 마감 기준으로 판단한다. 장중에 반등했어도 종가가 기준을 밑돌면 다음 거래일에 강제 매도가 나간다. 둘째, 금융당국도 반대매매를 '이미 난 손실을 확정하는 절차'라고 설명한다. 반등을 기다릴 여지 없이 바닥 근처에서 팔리기 쉽다는 뜻이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손실이 보증금을 넘기기도 한다.
규모도 간과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신용융자 일평균 잔고는 지난해 20조원대에서 올해 30조원대 중반까지 불어났다. 빌려서 투자한 돈이 많다는 건, 같은 하락이 와도 반대매매로 쏟아지는 물량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내 계좌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반대매매가 매도를 부르고 매도가 다시 반대매매를 부르는 악순환이 시장 전체에서 벌어질 수 있다. 하락장에서 신용 비중이 특히 위험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번 급락의 출발점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이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2031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한때 16%를 넘었다. 채권 금리가 뛴다는 건 시장이 그 회사의 상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빚을 크게 내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AI 인프라 기업들이 실제로 이익을 낼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커졌고, 이는 곧 메모리 주문 전망에 대한 불안으로 번졌다. AI 투자 자금이 흔들리면 D램·HBM 수요 전망도 약해진다는 논리다. 여기에 중국 CXMT가 서버용 D램에 진입하면서 경쟁 심화 우려까지 겹쳤다. 그래서 미국의 신용 이슈가 한국 반도체 대형주 급락과 외국인 순매도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9월 반도체 수출이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넘었고 메모리 가격은 예상보다 견조한 만큼, 이번 하락이 실적보다 공포에 가깝다는 반론도 있다. 사실과 심리를 분리해서 볼 대목이다.
방향을 맞히려 애쓰기보다, 반대매매가 나기 전에 내 계좌의 조건부터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신용으로 대형주를 들고 있다면 다음을 점검해볼 만하다.
외국인 매도와 AI 자금 우려는 내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담보비율과 비중은 오늘 조정할 수 있다. 통제 가능한 쪽을 먼저 손보는 것이 반대매매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