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폴리티코 팟캐스트에서 AI의 혜택을 위해 일부 나쁜 일은 감수해야 한다며 앤트로픽식 강한 규제론과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인류가 통제권을 잃는 파국적 위험까지 받아들이자는 뜻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아, 두 진영의 차이는 위험을 어디까지 허용하느냐로 좁혀진다. 2026년 1월 시행된 한국 AI 기본법은 위험 기반 접근으로 고영향 AI에 관리·표시 의무를 두어 개발사의 철학과 무관하게 한국 내 서비스에 규제가 적용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AI의 혜택을 누리려면 일부 나쁜 일이 벌어지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시간 4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의 기술 팟캐스트 '디코디드'에서 한 발언으로, 국내에는 5일 전해졌다. 핵심은 그가 무엇을 감수하자고 했고, 무엇에는 선을 그었느냐다.
올트먼은 "중대한 해킹도, 오용도, 단 한 건의 사기도 없게 하겠다는 식의 입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좋은 일이 나쁜 일보다 수십 배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그는 이 말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자는 뜻은 아니며, 인류가 AI에 대한 통제권을 크게 잃는 것 같은 파국적 위험까지 받아들이자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Matheus Bertelli
이 발언은 AI 규제를 둘러싼 노선 차이에서 나왔다. 올트먼은 같은 인터뷰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견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소수 개발사에 통제권을 몰아주기보다 개인에게 폭넓은 접근권을 주는 쪽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 쟁점 | 올트먼·오픈AI | 규제 강화론(앤트로픽 등) |
|---|---|---|
| 통제 주체 | 개인에게 넓은 접근권 | 소수 개발사·당국의 강한 관리 |
| 위험 허용 | 일부 나쁜 일은 감수 | 사전 예방과 엄격 관리 |
| 규제 강도 | 가벼운 규제 선호 | 강한 안전 규제 |
주의할 점은 올트먼도 규제 자체를 반대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규제는 지지하되 지나치게 엄격한 통제에는 반대하는 '가벼운 규제'를 말했다. 두 진영의 거리는 예전보다 좁혀졌지만, 어디까지 허용하고 무엇을 금지선으로 둘지에서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
올트먼의 말은 'AI가 안전하다'는 선언이 아니라 '위험을 0으로 만들려는 규제는 비용이 더 크다'는 주장에 가깝다. 이건 사실 진술이라기보다 가치 판단이다. 혜택이 피해를 수십 배 능가한다는 것도 검증된 수치가 아니라 그의 전망이다. 반대편에서는 통제권 상실이나 대규모 오용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위험은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본다.
이 논쟁은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2026년 1월 AI 기본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AI를 위험 수준에 따라 나누는 '위험 기반' 접근을 택하고, 채용·대출·의료·교통처럼 국민의 권익과 안전에 큰 영향을 주는 '고영향 AI'에 강화된 관리 의무를 둔다. 생성형 AI 결과물에는 표시 의무도 있다. 동시에 정부는 '필요 최소 규제'를 내세우며 1년 이상의 계도 기간을 두기로 했다.
구도로 보면 한국의 법은 올트먼식 '가벼운 규제'와 규제 강화론의 중간쯤에 서 있다. 진흥에 무게를 두면서도 고위험 영역은 따로 묶는 방식이다. 그래서 오픈AI든 앤트로픽이든, 이들의 서비스가 한국에서 채용·대출 같은 고영향 영역에 쓰이면 개발사의 규제 철학과 별개로 한국법상 표시·관리 의무가 적용된다.
올트먼의 발언을 'AI는 괜찮다'로 읽는 건 성급하다. 그가 그은 선, 즉 파국적 위험과 일상적 위험을 나눈 지점이 실제 정책과 서비스에서 어떻게 지켜지는지가 관건이다. 한국 독자라면 고영향 AI 관리 의무가 계도 기간 이후 어떻게 집행되는지, 생성물 표시가 실제로 적용되는지를 함께 지켜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