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는 2030년까지 100kW급 달 표면 원자로를 보내라는 지시를 받았고, 중국·러시아도 2035년 전후 공동 기지용 원자로를 추진 중이다. 달의 2주짜리 밤에는 태양광이 끊겨 원자로가 사실상 유일한 상시 전원이며, 먼저 설치한 쪽이 진입금지 구역을 선포해 유리한 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의 핵심이다. 아르테미스 약정에 참여하고 2032년 무인 착륙을 준비하는 한국이 이 선점 경쟁에서 어떤 접점을 가질지가 지켜볼 대목이다.
달 원자로 이야기는 거창해 보이지만 출발점은 단순하다. 달에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만들 방법이 마땅치 않다.
달은 한 번 자전하는 데 약 29.5일이 걸린다. 그래서 한 지점은 약 2주간 낮이 이어진 뒤, 다시 약 2주간 깜깜한 밤에 잠긴다. 이 긴 밤 동안 태양광 패널은 무용지물이 되고, 영하 100도 아래로 떨어지는 기지를 데울 전력도 끊긴다.
핵분열 원자로는 이 간헐성을 해결한다. 우주로 물자를 보내는 비용은 무게에 비례하는데, 우라늄은 적은 질량으로 큰 에너지를 내 운송 효율이 높다. 한 핵 전문가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달 생활의 수요를 감당하기에 너무 간헐적이라고 설명했다.

Dennis Ariel
미국은 일정을 당겼다. 숀 더피 NASA 대행(교통장관 겸임)은 지난 7월 31일, 2030 회계연도 1분기까지 달 표면에 원자로를 보낼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실상 2029년 말이다.
목표 출력은 최소 100kW로, 2022년 계약 당시의 40kW에서 두 배 이상 커졌다. 프로그램 이름은 '핵분열 표면 전력(Fission Surface Power)'이며 소형 마이크로원자로 기술을 쓴다. NASA는 60일 안에 업계에 제안요청서를 내도록 했고, 록히드마틴·웨스팅하우스·X-에너지 같은 기업이 후보로 거론된다.
경쟁자는 분명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달연구기지(ILRS)에 2033~2035년 사이 원자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사람 없이 로봇으로 자동 설치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 구분 | 미국(NASA) | 중국·러시아 |
|---|---|---|
| 목표 시기 | 2030년 발사 준비 | 2033~2035년 설치 |
| 출력 | 최소 100kW | 기지 상시 전원 |
| 방식 | 마이크로원자로 | 무인 로봇 배치 |
ILRS는 2021년 발표된 뒤 건설 기간을 2026~2035년으로 잡고 2036년부터 운용을 목표로 한다. 현재 17개 안팎의 파트너국이 참여하고, 중국은 50개국·500개 기관·5,000명 연구자를 끌어들이는 '555 프로젝트'를 내세운다.
핵심은 전력 자체가 아니라 자리다. 더피 대행은 어느 나라든 달에 원자로를 먼저 설치하면 사실상의 '진입금지 구역'을 선포할 수 있고, 그러면 미국의 아르테미스 기지 입지가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법으로 확정된 권리라기보다 전략적 우려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다만 경쟁이 몰리는 곳은 분명하다. 물 얼음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달 남극 일대는 연료와 식수로 쓸 수 있어 가치가 높다.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전원을 깔아두면, 뒤따라오는 쪽은 선택지가 좁아진다.
한국은 이 경쟁의 유인 기지 당사자는 아니다. 그러나 완전히 바깥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은 2021년 5월 아르테미스 약정에 10번째로 서명했고, 현재 서명국은 39개국으로 늘었다. 우주항공청은 2032년 1.8t급 무인 착륙선을 달에 보내는 사업을 추진하며, 2033년까지 약 5,303억원을 투입한다. NASA의 세 번째 무인 탐사에는 한국과 유럽의 탑재체가 함께 실릴 예정이다.
판단의 기준은 이렇다. 한국의 현실적 위치는 직접 기지를 세우는 경쟁자가 아니라, 탑재체와 국제협력으로 참여하는 과학 파트너에 가깝다. 그렇다면 전원·자원 선점 경쟁이 미국 진영과 중·러 진영으로 갈리는 흐름에서, 한국이 어느 쪽과 어떤 역할로 협력하는지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