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0월 16일 나스닥이 2.15% 내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83% 빠지며 SK하이닉스 ADR이 5.68% 하락했다. 반도체가 지수보다 더 흔들렸다는 점은 시총 상위 반도체주 비중이 큰 코스피에 미국 하락이 외국인 수급을 거쳐 전해질 수 있음을 뜻한다. 개장 전 SK하이닉스 ADR 종가, 반도체지수, 나스닥 선물, 원달러 환율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현지시간 10월 16일 뉴욕 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밀렸다. 나스닥 종합지수가 2.15% 내린 26,140.03으로 마감했고, S&P500은 1.09%, 다우는 0.34% 하락했다. 나스닥은 이번 주 4.48% 빠지며 6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하락의 줄기는 둘이다. 하나는 AI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한 기업들의 부채와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경계감이다. 돈을 빌려 데이터센터를 짓는 속도가 수익 회수 속도보다 빠른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면서, 그동안 가장 많이 오른 종목부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 팔란티어가 7.22%, 메타가 3.72% 내렸고 AI 데이터센터 기업 코어위브는 약 12% 급락했다.
다른 하나는 유가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3.51% 오른 배럴당 101.41달러, 브렌트유는 3.72% 오른 109.86달러로 장중 110달러를 건드렸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가 202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상황이라,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쳤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21.57% 뛴 20.01로 시장이 경계 수위로 보는 20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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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숫자는 나스닥이 아니라 반도체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83% 내려 전체 나스닥보다 더 깊게 빠졌다. 엔비디아가 1.17% 하락하는 사이 마이크론은 4.13%, 인텔은 5.02% 내렸다. AI 조정 국면에서 반도체가 지수 평균보다 먼저, 더 크게 흔들린다는 평소 패턴이 이날도 반복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1·2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두 종목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미국 반도체주가 먼저 흔들리면 한국 지수도 같은 방향으로 끌려가기 쉽다.
경로는 대체로 순서가 정해져 있다.
첫째, 뉴욕에서 반도체주가 먼저 빠진다. 이번처럼 SOX가 나스닥보다 더 내린 날이 신호다. 둘째, 미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에 그 분위기가 하루 먼저 반영된다. 이날 SK하이닉스 ADR은 5.68% 내린 137.82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다음 한국 거래일 개장가를 가늠하는 가장 직접적인 선행 지표다.
셋째, 한국장이 열리면 외국인 수급이 관건이 된다. 외국인이 위험을 줄이려 시총 상위 반도체주를 팔면 지수가 바로 눌린다. 넷째, 위험 회피 심리가 원화 약세로 번지면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 매도가 한 번 더 붙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이 네 단계가 매번 그대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미국 하락 당일 밤 나스닥 선물이 반등하거나, 애플처럼 개별 호재가 있는 종목(이날 폴더블 아이폰 사전예약 영향으로 0.43% 상승)이 버팀목이 되면 충격이 줄기도 한다.
장이 열리기 전, 순서대로 점검하면 대응이 쉬워진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미국 증시의 하락과 그 배경까지다. 한국 증시가 실제로 얼마나,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개장 이후에야 숫자로 드러난다. 간밤 지표가 나쁘다고 결과를 미리 단정하기보다, 위 선행 지표가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