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프랑스에서 교육환경 요구로 시작한 반정부 시위가 생활비 반발로 번져 2,400여 명이 체포된 가운데, 독일에서도 'Z세대가 일어선다'가 31일 대규모 청년 시위를 예고했다. 두 나라 모두 에너지·생활비 부담과 교육 불만이 도화선이고 물가상승률도 3%대로 비슷하지만, 프랑스는 이미 전국적 폭력 사태로 번진 반면 독일은 아직 예고 단계다. 확산 여부는 31일 독일 시위의 실제 참가 규모와 노조 파업 결합, 폭력화 여부로 가늠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10월 17일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고등학생의 교육환경 요구에서 시작한 시위는 생활비와 연료비, 긴축 정책에 대한 반발로 번졌고 노동자와 농민, 대학생이 합류했다. 이튿날 일부는 폭동과 약탈로 치달았고, 지금까지 약 2,400명이 체포되고 경찰 1,000명 이상이 다쳤다.
독일은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 'Z세대가 일어선다'라는 운동단체가 31일 핼러윈에 맞춰 대규모 청년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조직자 아크람 젤로는 폭력과 거리를 두겠다고 했지만, 소셜미디어에는 "프랑스 청년들처럼 파업하자"는 구호가 돌고 있다. 실제 규모는 그날 이후에야 드러난다.

Pavel Danilyuk
두 흐름의 뿌리는 비슷하다. 첫째는 생활비다. 유럽 전체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 짓눌려 있다. 유로스타트 집계로 9월 유로존의 에너지 가격은 1년 새 18.9% 올랐고, 프랑스는 21.3%였다. 이탈리아 22.6%, 벨기에 24.4%로 이웃 나라 사정도 다르지 않다. 겨울을 앞두고 난방비 부담이 피부로 다가오는 시점이다.
둘째는 교육이다. 프랑스 시위의 도화선은 고등학생이었고, 독일 운동단체도 교육 문제를 앞세운다. 셋째는 주체와 통로다. 양쪽 모두 청년이 중심이고 소셜미디어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 시위 열기가 벨기에와 포르투갈로도 번진 것이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짚자. 독일이 프랑스보다 물가 때문에 더, 또는 덜 끓는다는 설명은 숫자와 맞지 않는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프랑스 3.4%, 독일 3.3%로 사실상 같다. 차이는 물가가 아니라 정치 상황과 거리 저항의 역사에 있다.
프랑스는 대선을 앞두고 정권 교체 압력이 극에 달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고 임기는 내년 봄 끝난다. 정부는 연금 수령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려다 반대에 부딪혀 접었고, 이번 시위에서는 극우 르펜과 극좌 멜랑숑이 나란히 정권 심판을 외쳤다. 거리의 분노가 곧장 선거 구도로 옮겨붙는 구조다. 2018년 노란 조끼 운동처럼 거리에서 정부를 흔드는 전통도 강하다.
반면 독일에서 예고된 시위는 교육과 생활비에 징병제 반대까지 얹힌, 아직 결집 중인 움직임이다. 당국은 지난해 핼러윈 밤 베를린에서 132명이 체포된 전례를 떠올리며 긴장하고 있고, 조직 주체의 성격을 두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독일로 번질지 아닐지는 몇 가지를 지켜보면 된다.
프랑스가 보여준 건 생활비 불만이 정치 불신과 겹쳤을 때의 폭발력이다. 독일에 이 두 조건이 함께 쌓이는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