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6~18일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중국 선전으로 이동해 APEC 정상회의에 나선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이 의제를 조율하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APEC을 계기로 예상되지만 아직 공식 확정 단계는 아니다. 한국은 미·중 통상·기술 논의, 남중국해 안보, 한반도 관련 언급을 기준으로 이번 일정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필리핀 대통령실이 10월 1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됐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참석 사실을 확인했다. 11월 트럼프의 아시아 일정은 두 축으로 짜인다. 먼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어 중국으로 이동해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나간다.
순서가 중요하다. 다자 외교 무대인 아세안을 거쳐 미·중이 마주하는 APEC으로 이어지는 동선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이 APEC을 계기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공식 일정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Wilson Ren
올해 아세안 의장국은 필리핀이다. 의장국은 단순한 개최지가 아니다. 정상회의와 부속 회의를 주최하고, 그해 아세안이 다룰 의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미국·중국 같은 대화상대국과의 정상회의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어떤 의제가 테이블에 오르고 공동성명에 어떤 문구가 담기는지에 의장국의 색이 묻어난다.
필리핀이 의장을 맡은 올해가 특히 주목되는 이유가 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직접 부딪쳐 온 당사국이다. 해양 안보와 항행의 자유가 자연스럽게 의제의 앞줄로 올라올 수 있는 구도다.
아세안 정상회의는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마닐라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핀을 찾는 것은 2017년 마닐라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9년 만이다. 10개 아세안 회원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닐라 일정을 마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선전으로 넘어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아세안 회의가 마무리되는 18일과 APEC 일정이 맞물려, 다자 회의를 연이어 소화하는 빡빡한 동선이다. 올해 들어 미·중 정상이 다시 마주하는 자리가 될 전망으로, 두 정상은 앞서 봄에도 한 차례 대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은 '예상'과 '공식 확정' 사이에 있다. 회담 성사 여부와 의제가 뒤늦게 공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선전 도착 전후의 발표를 따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이번 동선에서 한국과 직접 맞닿는 지점은 분명하다.
한국은 아세안의 대화상대국으로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같은 관련 회의에 참여해 왔다. 따라서 이번 일정은 미국 대통령의 출장을 넘어, 한국이 낄 수 있는 다자 협의의 밑그림이기도 하다.
일정을 볼 때는 날짜 순서와 함께 '무엇이 확정이고 무엇이 예상인가'를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세안 참석은 확정됐지만, 미·중 회담의 구체적 결과는 열려 있다. 11월 중순, 마닐라와 선전에서 나오는 공동성명과 양국 발표문을 비교해 읽으면 이번 외교전의 실제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