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홍역 확진자는 10월 초까지 3,900명에 육박해 1991년 이후 35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고, 2000년 퇴치 선언 이후 가장 심각한 유행이다. 확진자의 대부분이 백신 미접종자여서, 이 숫자는 바이러스의 변화보다 접종률이 떨어진 지역의 면역 공백을 가리킨다. 한국은 2회 접종률이 높아 미국식 지역 유행 가능성은 낮지만 해외유입이 꾸준한 만큼, 여행 전 접종력 확인과 과장 정보를 거르는 기준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미국의 홍역 확진자가 2026년 10월 초까지 3,900명에 육박했다. 1991년 이후 35년 만의 최다로, 미국이 2000년 홍역 퇴치를 선언한 뒤 가장 심각한 유행이다. 퇴치 선언 이후 25년 동안 미국의 홍역은 연평균 180건 수준에 머물렀다. 지금 숫자는 그 평균의 스무 배가 넘는다.
이 흐름은 올해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이미 2025년에 2,255명이 나와 1992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고, 당시 3명이 숨졌다. 2024년(285명)과 비교하면 한 해 만에 여섯 배 넘게 뛴 수치였다. 2026년은 그 기록을 다시 넘어선 셈이다.

CDC
중요한 건 이 증가가 바이러스가 더 독해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를 보면 2025년 확진자의 93%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두 번 다 맞은 사람은 4%에 그쳤다. 홍역은 전염력이 매우 강해 한 지역에서 95% 이상이 접종해야 집단면역이 유지되는데, 그 선을 지키지 못한 곳에서 불이 붙었다.
실제 유행은 접종률이 낮은 농촌이나 특정 공동체에 몰렸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확진이 1,000명을 넘어 30년 만에 주 단위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뉴욕주는 약사의 접종 대상을 2세 이상으로 넓히는 행정명령까지 꺼냈다. 요컨대 미국의 홍역은 전국적 현상이라기보다 면역에 구멍이 뚫린 지역의 문제에 가깝다.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질병관리청 집계로 2025년 8월 9일까지 국내 홍역 환자는 68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49명(72.1%)이 해외에서 감염돼 들어온 사례이고 나머지도 그와 연결된 경우였다. 들어온 경로는 베트남이 42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 어린이 2회 접종률이 높게 유지돼 미국처럼 지역 단위로 번질 가능성은 낮지만, 외국에서 들어온 환자가 꾸준히 불씨가 된다는 뜻이다.
다만 안심만 할 일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2024~2028년 중장기 계획에서 홍역을 포함한 필수백신 비축률을 5년 안에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 출발 시점의 4종 비축률은 27.6%에 그쳤다. 국정감사에서도 비축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접종률이 높아도 공급과 사각지대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감염병 뉴스는 공포를 자극하기 쉽다. 숫자를 읽을 때 다음을 확인하면 과장과 사실을 가를 수 있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고 홍역 접종력이 분명치 않다면, 질병관리청은 출국 4~6주 전 4주 간격으로 두 번 맞을 것을 권한다. 뉴스의 숫자에 휘둘리기보다, 내 접종 기록을 확인하는 쪽이 현실적인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