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8일 한국이 극초음속 활공체 첫 시험발사에 성공해 목표점 탄착까지 확인했다. 활공체는 속도보다 기동성으로 요격을 피하는 무기로,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실전에 배치했고 미국은 배치를 막 시작한 단계다. 성능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번 성과가 어느 단계인지는 반복 시험과 배치 일정으로 판단해야 한다.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기동성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로켓 부스터로 쏘는 중·장거리 무기는 활공체든 탄도미사일이든 대부분 마하 5 이상으로 날아간다고 설명한다. 둘을 가르는 것은 부스터에서 분리된 뒤 경로를 바꿀 수 있느냐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순간 포물선 궤적이 거의 정해진다. 활공체는 상층 대기까지 올라간 뒤 낮은 고도로 내려와 좌우·상하로 진로를 틀며 활공한다. 발사 자체는 탐지되지만, 어디로 떨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워 요격기를 미리 조준하기가 까다롭다. 이 점이 활공체의 군사적 가치로 꼽힌다.
Photo by Boris Busorgin on Unsplash
실전 배치는 러시아가 가장 앞선다. CRS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6년과 2018년 시험에 성공했고, 2019년 12월 아방가르드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SS-19 2기를 전투 임무에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아방가르드는 핵탄두를 싣고 미국 미사일 방어망을 피하도록 설계된 전략무기다.
중국은 둥펑-17(DF-17)에 활공체를 얹어 운용 중이다. 2019년 국경절 열병식에서 공개됐고, 사거리는 1,500~2,000km로 추정된다. 재래식 탄두를 상정한 지역용 무기로 평가되며, 더 긴 사거리의 DF-41에는 핵탑재 활공체를 실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 국가 | 체계 | 핵탑재 | 상태 |
|---|---|---|---|
| 러시아 | 아방가르드 | 예 | 2019년 실전 배치 |
| 중국 | DF-17 | 재래식 | 작전 배치 |
| 미국 | 다크이글 | 아니오 | 배치 초기 |
미국은 경쟁국보다 늦고, 핵이 아닌 재래식으로 개발한다. 미 육군은 2025년 4월 지상발사형 장거리 극초음속무기(LRHW)에 '다크이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거리는 약 1,725마일, 2,800km 안팎이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CRS는 2022~2023년에 예정된 비행시험이 모두 실패하거나 중단됐다고 기록한다. 전체 체계를 묶은 시험이 처음 성공한 것은 2024년 12월 12일이었고, 2025년 7월 호주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에서 처음 해외에 전개됐다. 다만 미 국방부 시험평가국은 이 무기가 실전 운용에서 효과와 정비성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공한 시험과 믿을 수 있는 전력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실 발표를 보면, 이번 시험체는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 극초음속 환경에서 이상 없이 비행했고, 낮은 고도로 내려와 불규칙하게 활공한 뒤 목표점에 탄착했다. 활공체의 핵심인 '기동하며 활공해 명중'을 한 차례에 보여준 셈이다.
이 성과를 어느 단계로 볼지는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눠 봐야 한다.
첫째, 공개된 성능 수치가 없다. 속도와 사거리, 고도가 발표되지 않아 러시아·중국·미국 체계와 직접 비교할 근거가 아직 없다. 둘째, 한 번의 시험과 반복 검증은 다르다. 미국도 첫 완전체 성공 전까지 여러 차례 실패를 겪었고, 한 번의 성공이 곧 신뢰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셋째, 시험 성공과 실전 배치 사이에는 양산과 운용 평가라는 긴 과정이 남는다. 미국조차 배치 직전 단계에서 운용 효과 입증을 지적받았다.
정리하면 이번 발사는 활공과 명중을 처음 보여준 비행시험의 성공이다. 전력화를 마친 러시아·중국과 같은 선상에 올랐다고 보기는 이르다. 전략자산으로서의 위치는 성능 수치 공개, 반복 시험, 배치 일정이 확인될 때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