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집권 2기 최저인 33%까지 떨어졌다(워싱턴포스트·ABC, 10월 9~13일 조사). 낮은 지지율은 집권당에 불리하지만, 하원 435석과 상원 35석을 지역구별로 뽑는 중간선거 결과는 지지율 숫자가 아니라 일반 선호와 경합주 성적으로 갈린다. 11월 3일 이후 하원 의석 손실 폭이 집권당 평균(약 26~28석)을 넘는지, 생활비가 쟁점이던 경합주에서 어느 당이 이겼는지를 보면 지지율 하락의 실제 위력을 가늠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집권 2기 들어 가장 낮은 33%로 내려갔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온 수치라, 한국에서도 "이 정도면 공화당이 참패하는 것 아니냐"는 관심이 크다.
먼저 답부터 말하면, 낮은 지지율은 집권당에 불리한 신호가 맞지만 지지율 숫자가 곧바로 의석수로 번역되지는 않는다. 지지율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이고, 중간선거는 하원 435석 전부와 상원 35석을 지역구별로 뽑는 선거다. 전국 지지율이 낮아도 공화당 강세 지역구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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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과 별개로, 중간선거에서 대통령 소속 정당이 하원 의석을 잃는 것은 거의 규칙에 가깝다. 1900년 이후 집권당이 하원 의석을 오히려 늘린 중간선거는 1934년, 1998년, 2002년 세 번뿐이다. 1934년 이후로 보면 집권당은 평균적으로 하원 28석, 상원 4석을 잃었고, 2차 대전 이후만 따지면 하원 손실 평균은 약 26석이다.
이 패턴은 지지율이 높든 낮든 나타난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낮다는 사실은 "의석을 잃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잃느냐"의 문제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지율 숫자보다, 유권자가 어느 당 후보를 찍을지를 가늠하는 신호가 더 중요하다. 이번 조사에서 어느 당이 의회를 주도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58%, 공화당 39%로 민주당을 택한 것이 그런 신호다.
이번 지지율 하락의 핵심은 경제, 그중에서도 생활비다.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의 생활비 대응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77%였고, 휘발유 가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71%였다. 경제 전반을 어느 당에 더 맡기고 싶으냐는 질문에서는 민주당이 40%로 공화당을 앞섰는데, 이 항목에서 민주당이 앞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생활비 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떠올리는 것은 추상적인 지지율이 아니라 지난달 주유비와 장바구니이기 때문이다. 재집권 이후 가계 사정이 나빠졌다고 답한 사람은 48%였고, 이들 중 78%가 민주당을 선호했다. 생활이 팍팍해졌다는 체감이 곧장 야당 지지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트럼프 측도 이를 의식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국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이른바 '그레이엄 법' 시행 직전인 17일, 면제 조치를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유인책이라고 설명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늘려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화당 안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사안이라 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
선거 결과를 읽을 때는 승패 한 줄보다 아래 지표를 보는 편이 실제 민심에 가깝다.
지지율 33%는 트럼프에게 분명한 경고음이다. 다만 그 경고가 몇 석의 손실로 나타날지는 투표가 끝나야 드러난다. 선거 당일에는 전국 지지율보다 지역구별 결과와 출구조사를 함께 봐야 전체 그림이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