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공급 충격으로 프랑스 디젤값이 9월 리터당 2.41유로로 사상 최고를 찍은 뒤, 10월 17일 고물가에 항의하는 50만 명 규모 시위가 방화·약탈로 번졌다. 파리·보르도·니스에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지고 24일 추가 집회가 예고되면서, 정부는 치안 강화와 연료 보조금 사이에서 선택을 압박받고 있다. 24일 시위 규모와 통금 확대, 연료 소매가, 프랑스 국채 금리가 사태의 방향을 가를 지표다.
프랑스 시위의 뿌리에는 연료비가 있다.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9월 들어 프랑스 디젤 가격은 리터당 2.41유로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휘발유 SP95-E10도 2.17유로를 넘어 2022년 고점을 돌파했다. 중동 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번진 세계적 공급 충격이 배경이었다.
프랑스는 유독 타격이 컸다. 휘발유보다 디젤 의존도가 높은 데다 디젤 차량을 모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많고, 유류세(TICPE)에 약 20%의 부가가치세가 또 붙어 최종 가격이 비싸다. 여기에 생활비 전반이 오르자, 먼저 어민들이 연료 저장소와 항만을 막았고 농민들이 전국에서 움직였다. 분노가 쌓일 재료는 이미 갖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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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전국에서 약 50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생활비 상승에 대한 항의였고 교육 등 공공부문 투자 부족을 향한 불만이 겹쳤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7일부터 18일 밤까지 일부 참가자가 방화와 상점 약탈에 가담하면서 평화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전국 약 3,000개 상점이 피해를 봤고 손실은 10억~12억 유로로 추산된다. 정부는 19일부터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등에 부분 통행금지를 내리고 헬기로 준수 여부를 감시했다. 리옹은 집회를 금지했다.
20일 밤에는 파리에 두 번째 통금이 오후 11시부터 발효됐고, 보르도와 니스는 며칠간 통금을 유지하기로 했다. 석유·가스 용기와 폭죽 소지도 한시적으로 금지됐다. 17일 이후 체포된 인원은 2,500명을 넘었다. 노란 조끼 측이 24일 토요일을 '2막'으로 예고하자, 정부는 경찰에 더해 군의 대테러 경계 병력까지 주요 시설 경계에 배치하기로 했다.
정부의 선택지는 크게 셋이다.
치안 카드는 지금 쓰고 있는 방식이다. 통금 도시 확대, 경찰·군 병력 투입, 위험 물품 소지 금지가 여기 속한다. 경제 카드는 불만의 원인을 직접 건드린다. 이미 연료 보조금을 4억5,000만 유로 늘려 총 14억 유로 규모로 키웠고, 피해 업체에는 최대 5만 유로의 무이자 대출과 세금 납부 유예를 제시했다.
가장 어려운 건 정치 카드다. 2018년 노란 조끼 사태 때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유예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세금 조정 요구가 나온다. 하지만 2026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의 5.4%에 이를 전망이라 감세 여력은 빠듯하다. 르코르뉘 총리는 당국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폭력 사태의 배후를 거론했다. 보조금을 더 풀 것이냐, 재정 건전성을 지킬 것이냐의 딜레마가 그대로 남아 있다.
사태가 가라앉을지 번질지는 몇 가지 숫자로 가늠할 수 있다.
연료비에서 시작된 불만이 치안 문제로 옮겨붙은 상황이다. 24일 집회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에 따라 정부가 치안과 경제 카드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