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비자로 네팔에 입국한 한국인 24명이 종교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 관광비자는 체류의 주된 목적이 관광일 때만 유효하며, 종교 교육·전도·조직적 봉사는 별도 비자가 필요하거나 아예 금지된 나라도 있다. 떠나기 전에 여행 목적과 비자 종류가 맞는지 대사관에 확인하고 영사콜센터 연락처를 챙겨 두는 것이 안전하다.

관광비자로 네팔에 들어간 한국인 24명이 종교활동 혐의로 붙잡혀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은 10월 초 카트만두를 거쳐 동부 모랑 지역으로 입국해 뉴 커버넌트 대학이 주최한 종교 훈련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러브 네팔 미션 대표 박귀환 박사 등이 포함됐고, 체포 뒤 카트만두 이민국으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네팔 경찰이 문제 삼은 건 명확하다. 관광을 목적으로 받은 비자로 입국해 단체로 종교 교육과 전도성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주네팔대사관을 통해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조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Jakub Zerdzicki
핵심은 '목적'이다. 관광비자는 말 그대로 관광과 단기 방문을 전제로 내준 체류 허가다. 명소를 둘러보고 사람을 만나는 정도는 문제가 없지만, 그 체류의 '주된 목적'이 다른 데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취업과 영리활동이 금지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안다. 놓치기 쉬운 쪽이 종교 교육, 전도, 조직적인 봉사다. 돈을 받지 않는 무급 활동이라도, 방문 목적 자체가 관광이 아니라면 체류 조건 위반이 될 수 있다. 이런 활동은 나라에 따라 선교비자나 봉사비자, 종교 관련 허가를 따로 요구한다. 비자 신청서에 적은 목적과 현지에서 한 일이 어긋나는 순간이 바로 문제가 되는 지점이다.
네팔은 종교 문제에 더 민감한 나라에 속한다. 다른 사람을 개종시키려는 권유 행위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처벌과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비자 입국자의 종교 교육이나 전도 참여를 막는 규정도 함께 적용된다.
이번처럼 집단으로 종교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 현지 당국은 이를 개인의 신앙생활이 아니라 조직적 활동으로 본다. 네팔만의 특수성은 아니다. 중국도 허가 없는 종교 집회를 불법으로 보고 외국인을 조사·추방한 사례가 있다. 종교 규제가 강한 나라일수록, 한국에서는 일상적인 모임이 현지에서는 범죄가 될 수 있다.
해외에서 체포되면 많은 사람이 대사관이 꺼내 줄 거라 기대한다. 하지만 영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선이 있다.
영사는 체포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고, 현지 변호사와 통역사 명단을 제공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지 확인한다. 반대로 영사가 할 수 없는 일도 분명하다. 석방을 보장하거나 현지 법의 처벌을 면제해 줄 수는 없다. 현지 법을 어긴 사안은 결국 그 나라의 절차와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문제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떠나기 전에 목적과 비자를 맞춰 두는 것이다.
관광비자는 자유로운 통행증이 아니라 '관광'이라는 조건이 붙은 허가다. 그 조건을 벗어나는 순간, 선의로 한 일이라도 현지 법 앞에서는 위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