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코스피가 3.52% 내린 5,533.77에 마감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을 이끌었다. 빅테크 AI 과잉투자 우려에 메모리 업황·인플레이션 경계가 겹치며 반도체 비중이 큰 한국 증시가 먼저 흔들린 결과다. 반등이 V자보다 W자에 가깝다는 전망 속에서, 하락장에 특히 취약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드래그를 점검해야 한다.
10월 22일 코스피는 201.89포인트(3.52%) 내린 5,533.77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3.62% 떨어졌다. 지수를 끌어내린 건 삼성전자(-4.03%)와 SK하이닉스(-5.49%), 두 반도체 대장주였다. 발단은 하루아침의 사건이 아니라 몇 주째 시장을 누른 '빅테크 AI 과잉투자'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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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 미국에서 나온 메타의 3분기 실적이 불씨였다. 매출은 1년 전보다 26% 늘어난 646억 달러로 광고 사업은 견조했다. 문제는 회사가 제시한 2026년 설비투자(캐펙스) 전망이다. 1,350억~1,450억 달러, 최대치로 보면 약 192조원에 이른다. AI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돈이 언제 수익으로 돌아오느냐는 질문이 다시 커졌다. 법적 합의금 등이 겹쳐 영업이익은 37% 줄었다.
흥미로운 건 이날 미국 증시가 이 숫자를 비교적 담담하게 받았다는 점이다. KB증권은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미국 기술주가 반등했다고 봤다. 반면 한국 반도체주는 같은 날 더 깊이 빠졌다.
미국의 AI 투자가 꺾이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수요가 함께 식는다는 걱정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먼저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예상을 웃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인플레이션 경계가 되살아나 금리 부담까지 겹쳤다.
구조적인 차이도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는다. 미국은 AI 관련주가 여러 빅테크에 흩어져 있지만, 한국은 반도체 한 업종의 우려가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다. 같은 뉴스에도 코스피가 더 크게 출렁이는 이유다. 지수 흐름도 불안정했다.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떨어진 뒤, 20일 -3.73%, 21일 +3.29%, 22일 -3.52%로 하루 걸러 방향을 바꿨다. 10월 1일 6,971.35였던 코스피는 3주 만에 20%가량 내려앉았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가 25% 넘게 급락한 사례 대부분(2020년 제외)이 단번에 오르는 V자가 아니라, 바닥을 두 번 다지는 W자형이었다고 분석했다. 일부 국면에서는 두 번째 저점이 첫 저점보다 더 낮았다. 그는 앞으로 1~2개월간 ISM 제조업지수의 가격 항목과 고용지표의 임금 상승률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메모리 업황 우려와 인플레이션 우려 중 하나라도 풀리면 바닥을 다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어느 쪽도 지금은 확정이 아니다.
이런 변동성 장세에서 특히 위험한 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다. 이 상품은 매일 목표 배율을 맞추려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떨어지면 더 파는 구조여서, 하락장에서는 운용사·시장조성자의 추가 매도가 낙폭을 키운다. 뉴시스에 따르면 하루 리밸런싱 규모는 거래대금 대비 삼성전자 4.1%, SK하이닉스 5.5%에 이르고, 이 물량이 장 마감 30분~1시간 전에 몰리면 수급을 흔든다.
문제는 '변동성 드래그'다. 기초자산이 같은 폭으로 오르내리기만 해도 2배 ETF는 가치가 깎인다. 한 분석의 가정 사례를 보면, 5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6.4% 올랐는데도 2배 ETF의 성과는 이론상 기대치 12.8%가 아닌 1.3%에 그쳤다.
그래서 투자 전 세 가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첫째, 이 상품은 '보유기간 전체의 2배'가 아니라 '매일 2배'다. 등락이 반복되면 방향을 맞혀도 손실이 날 수 있다. 둘째, 지금처럼 하루 3% 넘게 출렁이는 장에서는 괴리율과 추적오차가 커진다. 셋째, 단기 매매용이지 몇 주씩 들고 갈 상품이 아니다. 반등이 V자가 아니라 W자라면, 레버리지로 버티는 시간은 손실을 복리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