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9월 중국 인플루언서들이 경복궁에서 한푸를 입고 촬영한 영상이 SNS로 퍼지며 외국인 관광객이 한푸를 한복으로 오해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경복궁 무료입장은 저고리에 치마·바지를 갖춘 형태의 한복에만 적용돼 한푸는 애초에 대상이 아니며, 공공 고궁에서 복장을 이유로 입장을 금지할 법적 근거는 약하다. 당국의 공식 규제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오해 방지와 복장 금지를 구분해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복궁에서 중국 전통복식인 한푸를 입은 외국인을 두고 "입장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공공 고궁에서 특정 복장을 입었다는 이유로 입장을 금지할 법적 근거는 사실상 없다. 경복궁은 누구나 표를 사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고, 한푸 착용이 불법도 아니다.
그래서 논란의 실제 쟁점은 '금지'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푸를 한복으로 오해하는 문제, 그리고 한복 입은 사람에게만 주는 무료입장 혜택을 한푸가 받느냐는 문제다. 이 둘을 나눠 보면 감정과 제도가 구분된다.

성두 홍
발단은 2026년 8~9월 무렵이다. 중국 인플루언서들이 경복궁과 광화문 월대에서 한푸를 입고 촬영한 사진·영상을 웨이보와 샤오훙수 같은 중국 SNS에 잇따라 올리면서 번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종합편성채널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자 프랑스·이탈리아 관광객 일부가 "한복"이라고 답했다. 조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해가 실제로 일어난다는 점은 드러난 셈이다.
문제의식은 여기에 있다. 한복의 본고장에서 외국 복식이 한복으로 받아들여지면, 한복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경복궁은 2013년부터 한복 착용자에게 무료 관람을 허용해 왔다.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가 취지이고, 2025년 기준 한복 무료관람객은 200만 명을 넘었다.
중요한 건 그 기준이 '형태'라는 점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가이드라인은 저고리에 치마 또는 바지를 갖춘 상·하의 분리형을 한복으로 본다. 저고리는 여미는 깃 형태라야 하고, 바지는 사폭바지에 준하면 된다. 전통한복이든 생활한복이든,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이 형태를 갖추면 무료다. 반대로 두루마기만 걸치거나 청바지에 저고리만 입은 경우, 저고리 없는 원피스형은 인정되지 않는다.
한푸는 이 구조와 다르다. 저고리와 치마·바지로 나뉜 한복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므로, 한푸를 입었다면 무료입장 대상이 아니라 일반 요금을 내고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다. 즉 제도는 이미 한푸를 '금지'가 아니라 '무료 대상 아님'으로 걸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아예 착용 자체를 막으면 되지 않느냐는 반론이 가능하다. 현실은 간단치 않다.
우선 복장을 이유로 공공시설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근거와 실효성이 모두 약하다. 과거 '남성은 남성 한복만, 여성은 여성 한복만' 같은 조건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전례도 있다. 전문가들도 금지에 신중하다. 연합뉴스가 전한 견해에 따르면 "복장을 통제하기 시작하면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재 움직임의 실체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취재된 범위에서 정부나 관계 기관이 한푸 착용을 규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의 논란은 여론 차원이지 제도 변경 단계가 아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게 세울 수 있다. 오해를 줄이는 일과 복장을 금지하는 일은 다른 문제다.
오해가 걱정된다면 금지보다 안내가 현실적이다. 한복 체험 매장과 궁 입구에 한복과 한푸의 차이를 알리는 표기를 두거나, 무료입장 기준을 더 분명히 보여주는 방식이다. 반대로 특정 국가의 복식을 겨냥해 출입을 막는 접근은 외교적·인권적 역풍을 부르기 쉽다.
결국 이 사안에서 개인이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다. 내가 입은 옷이 무료입장 기준에 맞는지, 그리고 불쾌감의 대상이 '한푸를 입는 행위' 자체인지 '한복으로 오해되는 상황'인지다. 둘을 구분하면 논쟁은 한결 차분해진다.